일상의 변화 : 여는 글
회관은 문화 공간의 기능을 해내며 지역 사회의 일상에 변화를 가져올 장소가 될 것입니다. 창작자, 참여자, 지역 주민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회관 프로그램 참여자를 만나 일상에 어떤 변화를 만났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이번 탐구의 시간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참여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만나는 변화에 집중했습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자들이 모여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일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도시 무대를 향한 낯선 시선 김바우, 대학생 / 《웰컴군산 맵핑캠핑》 참가자
김바우 ⓒ로잇스페이스
익산에서 나고 자라 지금은 군산에 거주 중이다. 새로운 경험을 찾아 도전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 군산에 대해 알아가며 도시에 대한 마음을 키우고 있다.
◯ 이전에 회관을 가보신 적이 있나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처음 방문했어요. 생각보다 크더라고요. 예전에 무언가 많이 진행됐던 곳이라는 게 느껴졌어요.
◯ 참여하신 《웰컴군산 맵핑캠핑》 (이하 ‘맴핑캠핑’)은 어떤 프로그램이었나요?
처음에는 사실 캠핑 프로그램인 줄 알고 신청했어요. 근데 와보니 스무 살 초반의 청년들이 군산의 이곳저곳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장소를 찾는 프로그램이었어요. 또래들과 자유롭게 여행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 그중 기억에 남았던 시간이 있어요?
무대를 크게 바꿔 이용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보통은 저희가 객석에 있는 게 익숙하잖아요. 맵핑캠핑에서는 참가자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공연을 보기도 했어요. 공간을 돌아다닐 때도 재밌었어요. 미로처럼 신기하게 생겼더라고요. 아! 프로그램을 하던 중 강연을 듣기도 했는데요. 그 시간도 기억에 오래 남아요.
군산회관에서 진행된 《웰컴군산 맵핑캠핑》ⓒ부엉이스튜디오 임희성
군산회관에서 진행된 《웰컴군산 맵핑캠핑》ⓒ부엉이스튜디오 임희성
◯ 어떤 강연이었어요?
저희의 자료를 모아 지도를 만들어 주는 디자이너 분이 강연을 해주셨어요. 평범한 지도가 아니라 맛집만 모아둔 지도, 특별한 건물만 모아둔 지도 등 특이한 지도를 만드시더라고요. 저는 지역에서 대학교에 다니며 ‘나는 왜 지역에 있을까?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다’고 종종 생각했거든요. 강연을 통해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활동이 있고, 지역에서만 알 수 있는 경험이 있다는 게 인상 깊었어요.
◯ 맵핑캠핑은 참가 연령이 제한된 프로그램이었어요. 또래의 사람들과 어떤 경험을 하셨는지도 궁금해요.
총 18명 정도의 참가자들이 3명씩 조를 만들어 6개 조가 생겼어요. 저희 조는 서울에서 일하는 누나와 저와 같은 군산대를 다니는 친구, 그리고 저까지 총 세 명이었어요. 저는 익산이 고향이라 잘 몰랐는데, 누나와 친구는 군산이 본가라 회관이 이전에 어떻게 쓰였는지 잘 알더라고요. 회관의 새로운 쓰임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게 재밌었어요. 프로그램이 끝나도 만나서 놀자는 약속을 하기도 했고요. (웃음)
◯ 좋은 친구들이 생겼군요. 새로운 쓰임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어요?
예전에는 공연이나 극장으로만 사용하다 문을 닫았다고 하더라고요. 새롭게 문을 연 이후에는 지금처럼 지역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생기잖아요. 미술관, 공연장, 강연 등의 여러 기능을 지닌 가능성 있는 공간으로 쓰일 거 같아요.
저는 군산에 살고 있지만 사실 군산에 대해 잘 몰라요. 지금 다니는 학교 근처만 알죠. 군산 외곽으로 나가본 적도 없고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군산에 대해 새로운 걸 알게 되고 애정이 생겼어요.
◯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에 애정이 생겼다니 기쁘네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도 궁금해요.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 회관에서 출발하는 두 개의 여행 코스를 만들었어요. 첫 번째는 가을에 즐기기 좋은 데이트 코스, 두 번째는 과거의 기억을 가진 오래된 건축물을 방문하는 코스였어요. 군산에 방문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기획했는데 그중 월명동에 있는 월명호수를 발견한 게 기억에 남아요. 여름인데도 산책하기 좋더라고요. 한적하고 예뻤고요. 자연스럽게 힐링이 되는 곳이었어요.
군산대에 다니는 친구들끼리 ‘군산 진짜 노잼이다’, ‘군산에는 뭐가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나눴어요. 그렇지만 이제는 애정이 생겨 군산에 대해 더 찾아보게 돼요. 예를 들어 가을에는 군산 시간여행축제가 열리는데요. 예전 같으면 관심이 없었을 텐데 지금은 찾아가서 즐기기도 하죠.
김바우 ⓒ로잇스페이스
◯ 바우 님의 변화를 본 친구들의 반응도 궁금해요.
프로그램에 다녀와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니 ‘우리는 왜 안 데려갔냐’는 불만이 많았어요. 다음에는 꼭 같이 가자고 하기도 하고요. (웃음) 아, 저는 학교에 붙은 포스터로 프로그램을 신청했는데요.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주셔도 좋을 거 같아요. 다들 관심이 많더라고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