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관과 골목,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 - 1
택시를 타고 나도 모르게 “시민문화회관이요.” 해버렸다. 말하자마자 아차 싶어 신풍초등학교 쪽으로 가달라고 덧붙이려는데 자연스럽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시민문화회관 어딘지 아느냐는 질문은 도리어 웃음을 샀다. “문 닫은 지 꽤 됐어도 워낙 랜드마크 같은 곳이라 안 까먹죠.”
운영을 멈춘 지 10년이 넘었지만, 베테랑 기사님 데이터에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덕분에 번듯한 4차선 도로를 지나 무리 없이 회관에 도착했다. 사실 오늘 내 목적지는 회관이 아니라, 회관 뒤통수를 마주 보고 있는 골목이다. 1980~90년대 군산의 성장기와 맞물려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빌라와 소규모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500m 남짓한 거리에 맞닿은 빌라와 아파트 단지 8개가 넘으니 걷다 보면 다양한 표지판이 반겨준다. ‘안녕하세요. 한신맨션입니다.’, ‘이쪽으로 오시면 백조아파트가 있어요.’
많은 빌라 사이에서 회관을 추억하고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게 오늘 나의 목표다. 가끔은 이렇게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처럼 우연을 통해 인연을 찾는 운명을 기대하는 편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사진을 찍고 골목을 돌아다니니 신기하게 쳐다보는 주민이 생겼다. 그중 장바구니를 들고 있던 아주머니가 말을 걸었다. 아마 오늘 저녁 장거리 쇼핑을 마친 듯 양손이 무거워 보였다. “여기서 뭐 해요?” “골목 사진 찍고 있어요. 한 장 찍어드릴까요?” “아휴, 아냐, 난 됐어.”
손사래를 치며 잰걸음으로 멀어져갔다. 내가 봐도 멘트가 수상하긴 했다. 다짜고짜 사진을 찍어준다니…. 조금 반성하고 첫 번째 골목에서 꺾었다. <째쟁이>라고 크게 쓰인 간판이 보여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빈티지 옷가게인데 사장님이 째를 잘 낼 거라는 기대감도 들었다. 이곳에서 뭘 샀는지는 나의 회관일지 2호에 이어서… <2호에서 계속>
생일을 축하합니다
군산 시민문화회관과 주변 가게들의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생일을 기억해 두었다가 축하 인사를 전해보세요.
*나이순으로 기입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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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시민문화회관 : 1989년 5월 1일 / 군산시 나운동 7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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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문화원 : 1994년 9월 3일 / 군산시 나운동 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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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스튜디오 : 1995년 3월 1일 / 군산시 나운동 8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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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트 군산제일점 : 1999년 9월 15일 / 군산시 나운동 7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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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뱅 나운점 : 2002년 11월 20일 / 군산시 나운동 8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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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 군산나운점 : 2003년 3월 10일 / 군산시 나운동 8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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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나라 : 2003년 3월 16일 / 군산시 나운동 7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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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새미로 : 2011년 5월 11일 / 군산시 나운동 7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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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 2013년 2월 25일 / 군산시 나운동 7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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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 보컬 실용음악학원 2018년 7월 15일 / 군산시 나운동 79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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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트 나운점 : 2022년 12월 28일 / 군산시 나운동 7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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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페이스 스튜디오 : 2023년 6월 1일 / 나운동 836-19
옛 신문자료
국립극장 지역 순회공연 군산서 개막 (출처 조선일보, 1996)
6·25 뮤지컬「한강은 흐른다」전국 순회공연 군산 시민문화회관에서 첫막 (출처 조선일보, 1990)
타임머신
1989년 시민문화회관에서 가족사진을 찍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만난 이한울 님 가족. 1989년과 2021년, 시간의 터울을 두고 시민문화회관에서 가족사진을 찍었다.
무대 위에서 합창하던 때가 그리운 박영원 님. 합창단장을 맡았던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