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군산, 나의 회관 일지 #2]
깊어가는 두드림 소리 박문기
군산 예술의 전당에서 박문기 대표 ⓒ로잇스페이스
흙소리 대표. 현 군산예총 사무국장이자 전문 연주인이다. 1997년 전라북도 최초로 타악연주단 흙소리를 결성했다. 2012년 12월 29일, 시민문화회관이 문을 닫기 전 마지막으로 공연한 팀이다. 군산의 문화 다양성과 전통 예술을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식사는 하셨나요?
네, 근처에서 간단히 먹었어요. 바쁜 기간이라 정신이 없네요. 다음주부터 ‘진포예술제’가 진행하거든요.
군산예총 일과 병행하려면 바쁜 나날이겠어요. 그래도 오늘은 흙소리 대표로 만난 거니까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흙소리 타악공화국 대표를 맡고 있는 박문기입니다. 저는 1997년에 창단하여, 우리나라 전통 사물놀이를 기반으로 한 전문 타악 공연과 창작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난타라고 알려져 있는데, 우리는 북을 이용하여 창작한 비트를 전통 음악에 맞춘 타악을 선보이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한국 고유의 리듬과 멜로디를 담고 있죠.
긴 겨울잠을 자기 전, 마지막으로 공연했던 팀은 누구? 마지막 공연 포스터 ⓒ로잇스페이스
군산 시민문화회관이 폐관하기 전, 마지막으로 공연을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제가 마지막이었나요? (포스터를 보여주니 반갑다는 듯이) 아, 기억나요. 이날 눈이 많이 내렸어요. 전통적인 눈 덮인 장면을 연출하고 싶어서 소품과 무대장치에 신경을 많이 썼죠. 며칠 동안 소품 제작에만 전념했던 거 같아요. 산에서 직접 대나무를 베어와 꽂았고, 물레방아도 수소문해 빌려왔던 기억이 있어요. 마지막 공연도 사람이 꽉 찼었어요. 물론 우리 공연뿐만 아니라 다른 공연도 있었지만요.(웃음) 마지막 공연할 땐 이미 건물이 노후화 돼 곳곳에 물이 차거나 비가 새기도 했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래서 무대 전환과 활용에 제약이 있었죠. 그런데도 그 시절 시민문화회관 정도 되는 건물이 있었기 때문에 군산의 문화예술이 타 소도시보다 앞서 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훌륭한 예술가들이 많이 계시지만, 예전보다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다양한 이유로 인해 쇠퇴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활동 연혁을 찾아보니 군산 지역의 예술 동아리와 합동 공연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당시 군산 시민 주체 예술 활동이 많았는지요?
흙소리는 전문 예술인 단체이기 때문에,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예술 동아리와 팀들을 끌어주고 성장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큰 무대에서 공연 경험이나 무대를 기획하고 만드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콜라보를 진행한 거 같아요. 그리고 함께 다양한 실험을 많이 했어요. 특히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공연을 많이 시도했습니다.
관객과 함께 하는 공연을 자주 하셨군요. 리모델링된 시민문화회관 공연장이 기존보다 자유로운 형태로 바뀌니까 관객과 소통하기에 좀 더 유리할 것 같은데요.
네, 그래서 재개관이 기대돼요. 저희 예술인 입장에서는 객석 의자 개수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대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거든요. 자유로운 공연장을 설계한 새로운 시민문화회관이 궁금해집니다.
새로운 시민문화회관에 기대하는 바가 있으신가요?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다양한 분들이 공연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소규모로 활동하는 예술 단체들에 기회를 주는 장이 되길 바라죠.
나에게 회관이란, 군산의 문화를 한 차원 끌어올린 곳이다. 재개관 한다면 다시금 그 중추 역할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