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군산, 나의 회관일지
군산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고, 나와 주변 사람들이 당연히 무대에 올랐던 곳. 시민 곁에 가까이 있었던 추억의 시민회관이 10년 만에 재개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재개관에 앞서, 희로애락을 함께 써 내려간 분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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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말
신문을 만들기 위해 취재하면서 ‘혹시’라는 말을 많이 했다. 혹시.. 군산 시민문화회관을 기억하시나요? 혹시.. 회관 무대에 오른 적 있으신가요? 회관이 문을 닫은 지 꽉 채운 10년이 지난 터라 혹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진 않았을까 싶어 조심스러운 마음이었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당연히’라는 말을 많이 했다. 당연히 알죠. 우리 딸이 거기서 공연했어요. 당연하죠. 공연도 많이 보러 갔어요. 당연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의 걱정은 한 꺼풀씩 걷혀 갔다. 비로소 이곳이 ‘시민문화’ 회관이었다는 확신을 얻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군산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고, 나와 주변 사람들이 당연히 무대에 올랐던 곳. 우리 곁에 가까이 있었던 추억의 시민회관이 10년 만에 재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꼭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무대에 오르는 벅찬 기분을 느끼게 해줬던 시민문화회관이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긴 겨울잠을 자기 전 곁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써 내려간 6명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무대에 오르고, 무대를 만들고, 동네에서 함께 나고 자란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제 회관은 ‘추억’ 아닌 ‘현재’가 되어 우리 곁을 지켜줄 것이다.
추신 1) 인터뷰를 하다 보니 공통점을 발견했다. 의도치 않았지만 6명의 인터뷰이들이 군산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였다. 모두 군산에서 30년 이상 거주하며 꿈꾸고, 생활하고, 하루를 보낸 사람들이다. 1989년에 시민문화회관이 개관하고 생애 주기를 함께 지켜본 살아온 사람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추신 2) 신문에 등장하는 ‘군산 시민문화회관’은 ‘시민문화회관’으로 통일했다. 하지만 인터뷰 답변에서 ‘시민회관’ 혹은 ‘회관’으로 편하게 부르는 사람들의 답변은 말맛을 살리기 위해 그대로 표기했다.
회관 건물 일지
군산 시민문화회관의 건축 설계는 김중업(1922~1988)이 맡았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1세대 건축가로 평가받으며, 현대 건축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 시민문화회관은 1988년에 완공되었으니 사실상 김중업의 마지막 작품이다. 그는 완공을 보지 못하고 1988년 타계했다. 그간 건축가가 누구인지 확실치 못한 부분이 있었으나, 오랫동안 방치된 시민문화회관 내부를 검토하면서 건물 안쪽에 남겨진 김중업 설계도를 찾았다고 한다. 그의 건축적 특징이 드러나는 부분은 지붕에 있다. 콘크리트의 재질감과 한국의 전통 처마를 형상화해 곡선미를 더했다. 무거운 콘크리트의 질량감을 최소화하며 가볍게 떠(있게 보이는) 효과가 인상적이다. 또한 원형 광장, 수직적인 기둥 등 항구도시 군산을 건축적으로 표현하고 자 했다고 건축 제안서에 직접 밝힌 바 있다. 시민문화회관은 건물을 둘러싼 유리 벽이 인상적이며 탁 트인 로비, 유리벽에 둘러싸인 원형 계단, 소규모 연극부터 오케스트라 공연까지 소화할 수 있는 넓은 무대와 1,001석 규모의 공연장, 전시실 등 내부 시설도 당시 군산의 시민들에게 설레는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옛 회관의 모습
출처 : 매거진 군산
출처 : 전북도민일보
출처 : 건축공간연구원, 2021
순서
1989년 개관 이후, 군산 시민문화회관에서는 매년 120회 이상 공연이 이루어졌습니다. 무대 위에서 또 무대 뒤에서, 시민문화회관을 다채로운 문화예술의 현장으로 만들어나간 여러 주체가 있습니다. 1호에서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망라하고 ‘무대’ 라는 꿈을 가진 여러 분야의 ‘주인공’들, 그리고 묵묵히 공연을 만들어나가는 분야별 무대감독을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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